NY TRIP day 4

2009. 3. 26. 07:32 from Carlson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역시나 늦게 일어나서 - 그래봤자 9시 반이지만, 글구 central time으로는 8시 반 - 씻고 집챙기고, 오늘은 방 빼는 날이여서 짐을 맡기고 길을 나섰습니다. 아침에 눈이 오는 걸 보고 시껍했으나, 비가오나 눈이오가 가는건 가는 것이지요. 다행이 점심시간쯤 되면서부터 날이 좋아졌습니다.

각종 영화와 TV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뉴욕의 Grand Central, 서울로 치면 서울역같은 곳입니다. 웅장한 크기와 수많은 사람들때문에 사진찍기 딱 좋은 곳인데, 저도 이런저런 사진을 막 찍어댔으나 의외로 맘에 드는 사진이 거의 없어서 맘상했답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 중에 하나가 되어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할 곳입니다. 웅장한 실내가 잘 나오면 좋았을텐데...아쉽아쉽




Grand Central과 UN HQ를 슬쩍 본 다음, Brooklyn에 있는 Williamsburg란 곳으로 갔습니다. 여기도 옷가게 많고 카페와 음식점 많은 뭐 그런 곳인데, 옷가게가 빈티지 풍의 - 우리나라로 치면 보세 옷가게가 죽 있는 - 그런 곳이랩니다. 아담하고 구경이나 쇼핑하기 좋은 곳이더군요. 여기는 Blackbird란 식당인데 정말 몇 없는 셀카입니다 ㅎㅎ. 햄에 계란 지져서 주는 브런치 메뉴를 먹었는데, 진짜 간단한 음식 하고 9불인가 받더군요. 뭐 다 그렇지용. 어쨌든 맛있게 먹었습니다.





Brooklyn Industries란 옷가게인데, 여기서 캐주얼 자켓을 하나 샀습니다. 옷이 괜찮긴 한데 팔만 이상하게 길더라구요. 팔이야 자르면 되니까 하는 마음으로 샀는데...아직도 못자르고 있습니다.






Beacon's closet이라는 옷가게인데 유명하다 그래서 가봤습니다. 옷 사고 팔고 하는 곳인데, 들어가보니 나름 재미있더라구요. 들어갔다가 티셔츠 몇개 샀는데, 남자 매장엔 뻥안치고 손님의 절반이 한국사람이더라구요. 나도 옷에 관심이 없는 편이 아닌데, 빅뱅처럼 하고온 한국 남자애들끼리 서로 옷을 뒤지면서 '이옷 너무 이쁘지 않냐' 며 깔깔대는 모습은 정말 좀 징그럽던데요. 무슨 노홍철도 아니고... 짜증나는 광경이였습니다. 동네에 있는 Marshall이랑 비슷하지만, 역시 뉴욕인지라 옷들이 훨씬 세련된 것들이 많더라구요. 옷 좋아하는 여자들은 아주 환장할듯.




유학와서 새삼스럽게 다시금 좋아해버린 Depeche Mode의 포스터가 붙어있길래 찍었습니다. 새앨범 발매와 함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8월에 공연! 흑. 8월 3일이면 저는 서울에 있겠네요.



Williamsburg에서 사진 실컷 찍고, 다시 짐 가질러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Diosour인가 뭔가 하는 BBQ집을 가서 마지막 밥을 먹었습니다. 숙소 근처인데, 몰랐지만 유명한 Cotton Club이 그 근처에 있더군요. 옛날에나 유명했지 지금은 망한 나이트클럽마냥 황량하게 건물만 덩그러니 있더라구요. 하여튼 BBQ집은 우리나라로 치면 호프집인데, 호프집에 낮에 혼자 가서 립 바베큐를 혼자서 썰어먹는 모습은 아무리 마음을 독하게 먹고 갔더라도 참 궁상맞고 짠한 모습이였습니다. 어쨌든 꿋꿋이 다 먹고, 숙소에 갔더니 아무도 안계시더라구요. 짐을 가지고 택시를 불러서 공항으로 갔지요. 한국인 콜택시를 탔는데 길도 막히고 차의 승차감도 더럽게 안좋아서 영 불편하게 공항까지 갔지요. 그리곤 다시 미네아폴리스로 돌아왔습니다.

나름 즐거운 여행이었으나, 어딜 여행하던 - 실사 그곳이 뉴욕이라 하더라도 - 혼자 가는건 역시나 할짓이 아니라는걸 다시금 느끼고 왔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야하는 여행이라면, 그것도 미국 내에서라면, 뉴욕이 가장 좋은 곳이겠지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다양한 사람 구경도 많이 하고 (이게 뉴욕 여행의 가장 멋진 점인듯), 미술관이나 박물관 구경도 실컷 하고 - 미술은 쥐뿔도 모르지만, 나중에 자식을 나면 미술관에 많이 데리고 갈려구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작품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면 여러 모로 좋을 거 같아서요 - 브로드웨이 연극도 보고, 라이브 재즈 바도 가고. 알찬 봄방학이였습니다. 이제 1달밖에 안남은 생활 매일매일을 알차게 보내야지요. 이제 이곳도 슬슬 봄이고, 여러 모로 '좋을 때' 입니다. 지독한 불황과 전세게직인 구직난이 휩쓰는 '드러운' 때지만, 추운 겨울이 어느새 지나가면서 파릇한 새싹이 보이듯이 좋을 때가 오겠지요.

Posted by chxng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