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 TRIP Day1

2009. 3. 22. 03:43 from Carlson


이번 봄방학엔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봄방학때 1주일간 그냥 집에서 보냈더니...여기선 딱히 할 게 없더라구요. 그땐 겨우 Stillwater가서 사진찍고 온게 다였지요. 막상 여행을 같이 갈만한 여건이 되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다녀왔는데, 뉴욕쯤 된다면 혼자 다녀와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3박4일동안 나름 빡세게 다녀왔으나, 오고나니 약간의 아쉬움이 남네요. 좀 더 힘을 내서 돌아다닐껄...그러나 돌아다닐 때는 다리아프고 허리아파서... 이젠 무리하면 안되는 것 같애요.


자유의 여신상! 이건 맨하탄에서 브루클린 IKEA로 가는 공짜 워터택시에 타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꼭 가야하는 spot에는 가 줘야지요. 생각보다 크더만요.




Wall street입니다. 관광객:양복아저씨:경찰이 사이좋게 1:1:1씩 있더군요. 이날 거의 이 근방은 샅샅이 다 돌아다닌듯... Wall street이라는걸 빼면 그냥 테헤란로랑 비슷한 느낌이라는.




이 압도적인 크기의 미국국기와 철통같은 경비가 인상적인, NYSE 건물입니다. 옛날엔 관광객도 들어갈 수 있게 했다지만 지금은 어림없네요. 무슨 행사가 있는지 이태리 국기가 같이 걸려있네요.




여긴 Eugene O'Neil 극장입니다. 여기서 '33 Variations'란 연극을 보았지요. 극장이 아주 크지도 않지만 작지도 않고, 위엄있게 생긴 데다가 대부분 중년 이상 분들이 관객이여서 좀 놀랐다는. 관광객도 별로 없었던거 같애요. (난 관광객이 많은 뮤지컬을 보고 싶었었는데) 어쨌든 재미있게 봤습니다.


연극 얘기를 좀 더 하면, 저는 Pier 13인가 15인가 17인가 하여튼 그동네에 있는 TKTS에서 표를 샀습니다. (타임스퀘어 쪽은 줄이 장난 아니라길래) 공연에 별 관심이 없는지라 아주 유명한 공연 아니면 잘 모르는데, 이날 파는 표 중에서는 뮤지컬 Chicago 빼고는 내가 아는게 없더라구요. 아는거 또 보는것도 왠지 안땡기고 해서, 제목만 보고 에라이 아무거나 해서 보게된 것이 "33 Variations' 란 연극입니다. 전 연극인지 뮤지컬인지도 모르고 샀지만, 왠지 음악에 관련된 것인거 같아서 뮤지컬이 아닐까 싶었으나 음악에 관련된 연극이였습니다. (얼마전에 Guthrie도 가서 연극보고, 요즘 팔자에도 없는 연극을 자주보는듯)

별로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연극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야말로 정통 브로드웨이 연극이라 할 수 있겠는데, 게다가 이 연극은 신작이라고 합니다. Mouses Kaufman이라는 양반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고 하고 (왜 이렇게 Kaufman들이 많은건지) 주연은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 제인 폰다입니다. 올해서 71살...대단하네요. 71살 할머니가 브로드웨이 연극을 휴일 빼고 계속 공연한다는 것도 그렇고, 제인 폰다나 샐리 필드 같은 할머니들이 여전히 현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것 자체부터 대단한 일이겠지요.  이 연극의 제목 '33 variations'는 33개의 변주곡이라고 하면 될 거 같은데, 다름아닌 '베토벤' 에 대한 연극입니다. 베토벤이 실제로 어떤 왈츠의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33개나 되는 변주곡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걸 가지고 픽션으로 만든 것이지요. 이 연극엔 동시에 3개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주인공 제인폰다 할머니는 베토벤을 연구하는 음악학자로 나와서 안좋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매진하는 이야기, 그녀의 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시간을 훌쩍 거슬러서 베토벤의 이야기 이렇게 3개의 플롯이 번갈아가다가 또는 겹치다가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복잡할건 전혀 없고 그냥 쉽게쉽게 이해되고 따라갈 수 있었네요. 오히려 Guthrie에서 본 셰익스피어는 사실 너무 어려웟습니다. 엄마와 딸 얘기가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내용 같기도 하구요, 피아노 좋아하시는 사람들도 보면 좋아할 연극 같습니다. 제인폰다는 71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무척이나 젊어 보이시더군요. 한 50대라고 해도 믿을 거 같습니다.

일본 라면집에 가서 라면을 먹고 딱 극장에 도착했는데 줄이 너무 길게 서 있어서 놀랐고, 대부분의 관객이 돈좀 있고 문화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것만 같은 인상의 중년 아저씨 아줌마 들이라는게 또 놀랐고, 극장 내부가 나름 위엄있으면서도 깨끗해서 또 놀랐고, 다른 극장에서 제레미 아이언스와 조안 앨런이 출연하는 연극이 있다고 해서 또한번 놀랐습니다. TimeOut NewYork의 리뷰에 따르면 '33 Variations'의 평가는 그다지 높진 않으나, 하여튼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깍두기샷. 연극을 보고 나오는데 옆에가 바로 뮤지컬 Chicago가 하는 극장이더라구요. 사람 별로 없는데, 극장 앞에 전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여주인공 사진들이 쫘악 걸려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없나 하고 보니까 두둥, 옥주현 사진이 떡하니 걸려 있네요. ㅎㅎ

Posted by chxng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