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to miss in MN

2009. 6. 9. 10:56 from Mpls & St. Paul

가족여행에서 돌아온 뒤로는 '썰렁한' 미네소타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많이들 떠나서 썰렁하기도 하지만 진짜 날씨도 썰렁하네요. 무슨 한국의 장마철마냥 맨날 비가 오네요. 저야 안더워서 좋긴 하지만,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여기를 뜨면 뭐가 그리울까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1. 안 더운 날씨
미네소타가 춥네 마네 남들은 그러지만, 저는 안더운 여기 날씨가 너무나 좋습니다. 물론 여름엔 덥지만 딱히 나가있을 일이 운동할 때 빼고는 많지 않으니 별 상관없구요. 적어도 방에는 공짜 에어콘이 펑펑 나오니까 그것도 좋지요. 겨울도 담배필 때를 빼곤 항상 실내 혹은 차안에 있게 되니 추우면 춥나부다 하는거지요. 섭씨 0도건 화씨 0도건 추우면 안나가고 집에 있는건 서울이나 여기나 매한가지니까요, 별 불편함도 없지요. 한국의 사우나 더위보다는 여기가 100배 좋아요.

2. 맑은 공기
평소에 '도시형 인간' 이라 자부하고 있었으나, 역시 맑은 공기가 좋긴 좋네요. 일단 먼지가 적어서 좋습니다.

3. 여유
이건 대도시가 아니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모두 여유가 있고 따라서 예의도 있습니다. 서울사람들이 죄다 몰상식하고 똥매너인건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겠지요, 맨날 바쁘고 빨리빨리만 하다보니까 솔직히 제대로 되는건 별로 없고 빡빡함만 남게 될 테니까요.

4. Grocery - 슈퍼마켓
내가 무슨 살림꾼은 아니지만, 살 수 있는게 한없이 늘어져 있는 슈퍼마켓은 왠지 여기서 사는게 좋은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정작 살 수 있는거나, 사서 좋은건 많지 않지만 일단 그 상품의 양적인 면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5. ESPN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ESPN은 정말 꿈같은 채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MBC-ESPN이 있지만 그건 그냥 스포츠 중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채널이고, 여기 ESPN은 정말 별의별 것을 다 합니다. 그만큼 스포츠에 대한 저변이 넓어서 그런 걸수도 있겠습니다만... 단순한 경기 중계 예고 하나를 만들어도 뭔가 다릅니다. 정말 스포츠 광들만 모여있는 방송국인듯.

6. Pandora.com
우리나라도 판도라 같은 사이트가 있나요? 없을듯? 자기의 음악취향을 적절히 선택만 해 준다면 하루종일 그런 류의 음악들만 들을 수 있는 인터넷라디오 사이트인데, 미국 외에는 사용불가하다네요. 한국 가면 이거 못쓴다는게 정말 아쉬울 듯 합니다.

7. Liquor stores
비롯 그다지 술을 많이 좋아하진 않지만, 술가게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술들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다는 거지요. 저기에 있는 술들을 내 일생을 통해 한번씩이라도 다 맛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술 선택이 아주 뻔한데 비해 여기는 정말 수많은 선택의 가짓수가 있다는 게 참 좋아보입니다.

8. IKEA
일본에도 중국에도 대만에도 있는 IEKA가 왜 한국에는 없냐는 거죠. 우리나라에 보따리 장수들이 사들고 들어간 몇몇 제품이 있는거 같긴 한데, 사실 IKEA는 싼맛에 사서 쓰는 조립식 일회용 가구인데 그걸 비싸게 돈주고 사는건 이상한 짓이라구요. 게다가 몇몇 '환경을 사랑하는' 미쿡인들은 IKEA가 환경친화적인 가구가 아니라고 매우 싫어하더라구요.

9. Rockband
거의 매주말 Kurt네 집에서 즐기던 Rockband, 우리나라엔 정식수입 안된걸로 알고있는데요. 노래들이 정말 미국애들이 좋아할 Classic Rock들이 주로 있기 때문에 수입이 안된듯 합니다만 같은 이유때문에 저는 아주 좋다는 거지요. (나이 먹어갈수록 제플린같은 클래식 락음악이 좋아지네요) 한국에서 친구들 모여서 이거 같이하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딱 생각나는건 이정도네요. 미국에 온 한국사람들에게는 '처음 도착한 곳이 고향' 이라고 합니다. 저도 미국에서의 고향이 미네소타가 되었으니, 딴 것보다 스포츠 볼 때 연고지가 생겨서 그건 참 좋네요. 이제 평생토록 응원할 팀이 생겼으니까요.

Posted by chxng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