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ump

2008. 11. 14. 07:16 from Carlson
언제나 틈만 나면 찾아올 수 있는 슬럼프, 지금이 슬럼프가 아닌가 싶습니다.

몇가지 증상으로써는
- 영어가 안들린다.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영어가 안들리기 시작했다. 집중력의 저하 때문일 수도.
- 말이 안나온다. 이건 영어간 한국말이건 같이 안나오는거 같다. 입이 굳어지는 거 같고, 혀가 꼬이고, 정신이 멍해진다.
- 뭘 자꾸 떨어뜨린다. 손이 쥐고 있던 걸 갑자기 휙 떨어뜨린다. 손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신이 갑자기 휙 나가버려서 인듯 하다
- 자다가 꼭 중간에 한번씩 깬다. 평소같으면 자다가 중간에 깨는 적은 거의 없다

확실히 뭐에 말린듯. 언능 슬럼프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Posted by chxngx :

Indian Summer

2008. 11. 2. 05:25 from Mpls & St. Paul


저번주 주말에는 눈이 와서 사람을 갑갑하게 하더니,
이번주 수요일부터 날이 갑자기 따뜻해 졌네요. 뻥 조금 치면 반팔 반바지 입고 돌아다녀도 좋을 정도인데요, 그래서 저도 오랫만에 밖에 나가서 뜀박질도 하고 Rec Center도 가고 그랬답니다. 수요일날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그래도 맘이 좀 한가해졌네요. 그래서 한국에서 들어오자마자 결심했던 Ikea가는걸 드디어 실행했을 뿐만 아니라 - 칠판과 랩탑 테이블을 샀답니다 - 아 좀있다 CD가게도 가서 CD도 몇개 사 볼 생각입니다요.

하여튼, 이렇게 캐나다와 미국쪽에서 10월과 11월, 한창 가을때에 갑자기 따뜻해지는 걸 인디안 썸머라고 한답니다. 동명의 영화도 있었는데, 내용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겨울 초입에 갑자기 따뜻해지는 걸 모티브로 만든 영화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날엽은 모두 다 지고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모습인데, 날씨는 갑자기 반짝 따뜻해졌다는 겁니다. 좋다는 거지요. 하하하.

Posted by chxngx :


예전글: http://chung203.tistory.com/entry/John-McCain-in-St-Paul

9월 첫째주 제가 살고 있는 St Paul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고, 저는 그저 시끄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약간의 호기심이 있었을 뿐 가볼 생각을 하진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제가 예전에 쓴 글처럼 말이죠. 그저TV에서 본 것과, 갑자기 많이 울리던 경찰의 싸이렌 소리가 제가 직접 접한 공화당 전당대회의 모습이였습니다.

9월 4일, 재결합한 Rage against the machine이 Minneapolis의 Target Center에서 공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몰랐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은 9월 2일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던 St Paul의 Xcel energy center앞에서 가두집회와 즉석 아카펠라 공연을 했다고 하네요.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고, 여기 애들한테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일이 있었네요. 가보지 못한 것도, 거의 2달이 지나도록 전혀 알지도 못했었다는 것도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음은 길거리에서 즉석으로 공연한 동영상입니다. 당시에는 전당대회장 바로 근처에서 정치적 성향의 로컬 밴드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고, 9월 4일날 공연이 예정되 있었던 RATM이 갑자기 깜짝 출연하여 공연을 하려하는걸 경찰들이 저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펜스 근처에서 악기없이 아카펠라로 'Bulls on Parade'와 'Killing in the name'을 노래합니다.



경찰들은 공연 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깜짝 공연을 막았던 것이고, 여기에 맞서서 잭 델라로차가 소리치네요.

"Are these cops afraid of us?" - 저 경찰들이 우리를 무서워하는걸까요?
주위에 모인 사람들이 "Yeah!"라고 소리치자, 잭 델라로차는
"No,no. They are not afraid of four musicians. They are afraid of you"
- 아니요, 저들이 무서워 하는건 네 명의 뮤지션이 아닙니다. 저들은 여러분을 무서워 하는 겁니다.

그리곤 부시와 맥케인, 공화당에 대해 '역사적인' 약 10분간의 아카펠라 공연을 선보입니다. 이후 9월 4일 Target Center에서 열린 RATM의 정식 공연에서는 무려 102명의 관중들이 시위를 벌여서 경찰에 의해 체포가 되었다고 하네요.

제가 예전 2001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렸던 RATM의 내한공연도 갔었지만, 이건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사건이었는데 말이죠. 아직 미국사회에 적응하려면 한참 멀었나 봅니다. 이런걸 지척에서 그냥 놓치다니...너무나 아쉽네요.

그리고 11월 4일날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봅니다. 또한, 2013년 있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RATM과 같은 '행동'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물론 저도 그때는 어떤 식으로라던 힘을 보태겠지요.
Posted by chxngx :

낚시와 회!

2008. 10. 24. 12:18 from Mpls & St. Paul
이미 여기는 아침에 섭씨 0도 가까이 떨어지는, 뭐 겨울이라고 해도 무방한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정말 눈 깜짝하는 순간에 추워져버렸는데, 이렇게 추워지기 전에 몇번 놀러갔다 온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이건 예전 9월에 '위스콘신에 가면 고기를 직접 잡아서 회를 떠주는 데가 있다' 는 말도 안되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곳은 기필코 가야한다는 일념하에...결국 갔다왔습니다. 실내낚시장 스러운 (실내는 아니지만), 낚시하게 좋게 해놓고 Fillet(살만 남긴 생선) 까지는 처리해줍니다. 그럼 그걸 가지고 회를 떠서...좀 찜찜하긴 합니다만, 이게 완전 민물고기 잖아요... 먹는 겁니다. 하여튼 출동.




이런 연못에 물고기들을 풀어놓고...낚시로 낚아서 갔다주면 fillet처리를 해 줍니다. 정말로 물반고기반.



Minneapolis에서 약 한시간정도만 가면 나오는, 비교적 가까운 곳입니다. Wisconsin이구요, 날씨와 경치가 예술이네요.



이날 우리 일행은 거의 한명에 한마리씩 낚았고 - 낚시대만 집어넣으면 바로 낚인다는 - 지우마저도 두 마리나 낚았습니다. 사진은 지우가 낚시하는 모습이네요. 아주 집중했네요



전에 생선가게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다는 정한이형이 회를 뜨고 있습니다. 저도 좀 도왔는데, 생선 회뜨는 건 어려운 거더라구요. 이 고기가 뭔지는 까먹었습니다 ^^



회뜨고 나머지들은 맛있는 매운탕...국물이 끝내줘요



이날 아주 좋은 날씨에 좋은 경치에서, 회와 매운탕과 소주와 백세주를 배터지게 먹고 왔답니다. 매우 훌륭하긴 하나...이제 저런 날씨가 다시 오려면 내년 5월은 되야 한다는거. 다시한번 잘 갔다왔다는 생각이 버럭버럭 드네요 ^^

ps. 아직 몸에 아무 이상이 없는걸 보면 회로 먹어도 되는 물고기들인가 봅니다. 아 물론 이날 갔다와서 저는 회충약을 먹었답니다 ^^



Posted by chxngx :

이번 Brand Enterprise의 프로젝트는 Minnesota State 의 Rehabilitation Service Department에 대해서 value proposition을 기초로 하여 brand structure와 communication strategy를 제안하는 일입니다. 뭔 소리냐면...

Minnesota State Office, 그니까 미네소타 주정부에서 하는 여러가지 일 들 중에 Rehabilitation Service 라는 게 있다는 것이지요. rehabilitation은 장애인들의 구직활동을 도와주는 걸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약물이나 악콜중독자들의 재활 갱생도 역시 rehabilitation이라고 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rehabilitaion service 이라고 하면 '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알콜중독에 걸려서 재활할 때 가는 곳이구나' 라고 생각을 한답니다.

그니까, 우리의 클라이언트는 바로 미네소타 주정부인 셈이지요. 근데 웃기는 건 자기네들의 value proposition을 해달라는 의뢰라는 거지요. 한마디로 '도대체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겁니다. 부서를 만들어 놓고 무슨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니...좀 한심하지요. 근데 공무원조직이라는 게 나라와 상관없이 bureaucratic하다 보니 뭐 그런 일이 생길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실제로 Rehabilitation Service Division, 줄여서 RS는 여기저기서 중복되는 일을 하는 부서도 많고 external contact point도 전혀 교통정리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게 처음에는 단순했을지 몰라도 갈수록 일을 벌리다 보니 처치곤란하게까지 간 것이지요. 게다가 주 정부에서, 또한 Federal Government에서까지 funding을 받다 보니 문제는 훨씬 복잡해 졌습니다. 물론 내부의 복잡한 politics는 기본이겠지요.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internal interviews, RS 내부의 stakeholders와 인터뷰를 하는 일입니다. 근데 그리고 external interview, 외부인들과의 인터뷰를 해야지요.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이런 qualitative data를 어떻게 가공해야 하나 싶은거지요. 게다가 실제로 이 service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우리의 consumer - disabilities들의 얘기를 별로 들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도 참으로 답답한 일인데요, 이번 일 역시 단어 하나하나가 어렵고 특히 이동네의 공무원 조직과 관련한 문화를 잘 모르니 참으로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enterprise 관련한 건 하나도 쉬운 게 없습니다.

제가 맡은 일 중에 하나가 다른 주의 rehabilitation service department의 benchmarking인데, 이게 정의하는데 따라 부서 이름도 달라져서, 직업쪽이 중심인 vocational rehabilitation, 주거 쪽에 중심을 맞춘 independence living, 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몇주간 인터뷰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프로젝트에 신경을 못쓰고 있었더니 일이 많이 밀렸네요 (뒤에서 엄청 까일듯...ㅠㅠ)

근데 가장 큰 문제는 '도대체 이런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여기서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와는 분명이 뭔가 다른 거 같고, 이러한 cultural differences를 알아야만이 이 프로젝트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지금은 이러한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물어볼 줄도 모른다는 겁니다. 모르는 걸 '제대로' 물어보는 일 자체도 참 어렵네요.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고, 이번주부턴 많이 신경좀 써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학기 처음으로 이번주 일요일날에 enterprise 미팅이 생겼다는 거지요. 아하하하. ㅠㅠ

Posted by chxngx :


뉴스 보다가 퍼 온 거.
동거녀가 조건찾아 떠나는데 복수를 하고 싶다는 글이다. 내용은 별거 없고 제목만 자극적이다. 제목은 '1년6개월 동거해온 여친, 조건찾아 떠난대요' 언뜻 보면 여친이 돈이 궁해 조건만남(원조교제)를 하러 나간다는 거 같지만, 뭐 뻔하디 뻔한 내용이다. 내용을 좀 보면

Q 1년6개월 동안 동거했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을 장만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자는군요. 그러고는 요즘 열심히 선보러 다니는 중입니다. 전 ‘그저 그런’ 중소기업 회사원이고요, 여친(아직까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은 전문대 교수입니다. 여기까지는 흔하디흔한 연애 종결사지요. 그런데 제 마음이 자꾸만 흔들립니다. 이 여자가 나 아닌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 쪽팔리게도 본전 생각이 난다는 겁니다. 나랑 살 맞대고 부부처럼 1년을 넘게 살았는데, 좀더 안정된 생활을 위해 돈 좀 있는 놈을 골라 시집갈 생각을 하는 이 여자에게 진정 통쾌한 복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새록새록 들면서 여러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는 겁니다. 덜컥 생겨버린 애를 지우러 간 기억을 떠올리면서, 낙태죄로 고발해 버릴까? 결혼 날짜 잡히면 남편될 남자 연락처를 알아내어 일 년 동안 동거하고 애까지 뗐다는 과거를 확 다 불어버릴까? 이런 생각들에 심란합니다. 뭔가 이 여자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고 싶다는 게 지금 저의 마음이라 … 쪽팔립니다. 팔릴 때 팔리더라도 지금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제 자신이 참 비참합니다. 우문에 현답을 부탁드립니다.

A 정상적인 실연의 순서, ‘안 멋진’ 모습까지 보여줄 수 없다면 연애로 끝나야죠

축하드립니다. 지극히 정상적 수순으로 실연의 과정을 밟고 계신 겁니다. 한쪽의 슬픈 죽음이라는 특별한 사정을 빼고서는 남녀간의 이별은 늘 치졸하고 이기적이고 시큼털털합니다. 아름다운 이별 따위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선 정말 서로 사랑한다면 헤어질 일 없습니다. ‘지금도 사랑하지만’은 영화나 드라마나 대중가요의 세계에서나 만나면 충분합니다. 다시 말해 가장 자연스러운 이별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실망하고, 실망이 증오로 바뀌면서 서로 조롱하며 헤어지는 것입니다. 콤플렉스를 정면으로 다치면서 실연당한 분들은 거기에 프리미엄 얹혀 ‘과거 불기’ 등의 전형적 복수법을 망상하기도 하지요. 아시죠? 그런 복수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거. 그녀의 한때의 애틋했을, 하지만 지금은 부끄러운 ‘과거’는 당신이라는 사람이잖아요. 스스로를 부정하려니까 지금 비참한 거지. ‘이젠 다 끝났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만 남았습니다. 한 번 깨진 것은 결코 두 번 다시 곁으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참고로 결혼은 나의 ‘그저 그런’ 모습을 얼마나 상대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다시 말해 ‘안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인생에서 부동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죠. 서로 초라한 모습을 보여서 질릴 것 같으면 그건 연애에서 끝내는 게 좋습니다. 일상을 ‘실망’이라는 형태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상대와 어떻게 같이 살겠습니까?


내용은 길지만 별 거 없다. 근데 왜 퍼왔나면, 요 밑에 달린 사족에 아주 공감을 하기 때문이시다.
위에건 볼 필요도 별로 없고, 본론은 지금 이것이시다.


P.S: 이참에 이쪽 ‘그녀들’ 좀 봐주시죠.

‘저는 삼 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 서른 초반 여자입니다. 그는 저와 성격이 잘 맞고 참 좋은 사람이지만 조건적인 면, 즉 집안이나 학벌, 직업, 수입 면이 부족해서 솔직히 결혼이 망설여집니다. 저희 부모님들도 ‘사람이 좋다는 건 인정하지만 더 나은 조건의 남자’ 타령을 하시면서 자꾸 선보라고 하십니다. 이 남자친구는 저한테 지극정성이라 헤어지자는 말이 참 안 떨어지지만, 결혼 후 현실을 고려하면 불안해집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앞의 사연처럼 끝장 본 동거나 가슴 멍들 낙태 겪지 않아도 멀쩡히 지내다가 많이들 이러십니다.

언니들. 사랑이냐 현실이냐, 그거 중요치 않습니다. 개개인의 자유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올바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쪽도 ‘자율적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독립적 의사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 되도록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못해서 그렇습니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요. 자력으로 알려는 노력을 할 필요도 없는 타의적, 의존적 환경도 한몫 도와주니 자연스레 ‘내 사람’ ‘내 행복의 기준’을 알아보는 ‘감’과 ‘순발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점점 외부의 입김에 취약해지며 ‘남들이 내게 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내주게 되지죠. 아무도 상처 안 받고 지극히 안전해 보입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리고 멈춰 서선 이렇게 말하지요. ‘그래, 난 그만큼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결론 참 쉽습니다. 아니, 사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확 사랑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 스스로를 끔찍이 이기적으로 존중하고 사랑한 적도 없었을 터이니 가능할 리 없습니다. 흔들리지 않을 만큼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평생 한 번 있기라도 했을까요? 그 후로라도 있을 수나 있을까요? 그래 놓고선 제발 먼 훗날 당신 딸이 결혼할 무렵 되서 ‘엄마는 그때 (사랑을 택했든 현실을 택했든) 너무 순진했어, 내 딸만은 현명한 선택을 하렴’이라며 엄연한 남의 인생에 뒤늦게나마 의사결정 한번 해 보려고 이리저리 휘젓지나 마십시오. 비극의 대물림입니다. 가장 사적인 영역에서 정신이 자유롭지 못한데, 골드미스니 우먼파워니 그게 다 뭡니까. 따지고 보면 ‘사랑이냐 현실이냐’도 거 말 되게 이상합니다. 사랑이 그나마 우리를 구제하는 유일한 현실이 아니던가요. 왜 이렇게 흥분하냐고요? 이 사연, 꼭 가을이 죽음 같은 어두움으로 깊어져 갈 때 제가 가장 지겹도록 받는 ‘나약한’ 사연이기 때문입니다.

임경선/칼럼니스트


비단 여자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나이 처먹고도 아무런 판단의 능력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거다. 그게 연애건, 직장이건, 가정사이건, 경제문제건, 진로문제건 간에.
독립심이 필요없도록 키워주신 분들을 탓하기 이전에 무섭도록 한심한 본인의 무능력부터 자책해야 하겠지만, 그정도 자책을 할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지금도 '모르겠다, 어렵다, 운명에 맡기겠다, 헷갈린다' 를 입에 달고 사는 젊은 친구들은 여전히 많다.
내가 잘난건 없지만, 내가 자신있게 얘기하는데 그들은 왠만한 일반인보다 훨씬 무시당할 만 하다.
20대 초반에도 immature하게 보일만한 고민을 서른 다되서까지 쪽팔림 하나 없이 해대는 건 똑바른 정신이 아니니까 하는 거다. 남자건 여자건 간에.

 

Posted by chxngx :

Consecutive Interview weeks

2008. 10. 14. 06:31 from Carlson

요즘 한창 바쁜 인터뷰로 바쁜 시기입니다. 취업시즌이여서 인터뷰 기회가 간간히 온다는 건 분명 기분좋은 일이지만, 어쨌든 몸은 좀 피곤하네요. 가뜩이나 할것도 쏟아지는 시즌이기 때문에 매번 스케쥴이 치이고 있지만은, 그래도 덕분에 여기저기 다니다 왔습니다.

저저번주말은 시카고에 가서 동박이네서 하루 자고 왔습니다. 시카고에서 포닥을 하고있는 동박이는 미국가서 처음 본건데, 싸이월드를 영어로 치장하고 다니는 동박이 아주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잘 사는거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집도 좋고, 사는 동네도 좋고, 특히 근처에 H마트가 있다는건 정말정말 너무 부러운 일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기를 가지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동박이랑 놀때는 사진을 하나도 못찍었네요. 그리고 그날은 내가 좀 피곤했던지, 동박이가 삼겹살 구워줘서 맛있게 먹고 같은 연구소에 후배도 와서 같이 풋볼보고 하다가 그만 10시쯤에 쓰러져서 자버렸네요. 그다음날은 성욱이가 와서 같이 시카고 다운타운까지 들어가서 인터뷰하고 저녁에 부랴부랴 비행기 타고 미네소타로 돌아왔습니다. 아주 빡센 일정이였지요.

저번주 화요일날은 학교 GBCC에서 간만에 영어인터뷰 하나 했습니다. 인터뷰는 영어간 한국어건 힘들긴 마찬가지인데, 역시 영어 인터뷰가 훨 떨리지요. 인터뷰에 약간 신경을 썼더니 인터뷰 하기도 전에 긴장을 팍 해버렸습니다. 인터뷰전에 준비를 하면 오히려 더 떨리더라구요.

그리고 지난 주말엔 태어나서 처음 뉴욕을 갔다 왔습니다. 저번학기 인턴자리 인터뷰때문에 뉴저지는 갔다 왔는데 뉴욕은 먼 발치에서만 봤고, 이번은 아예 인터뷰 하루 전날 가서 좀 구경좀 하다 왔지요. 하지만 이걸 계획할 때만 해도 안그랬는데, 요즘 하도 페이퍼에다가 프레젠테이션에다가 프로젝트에다가 할 게 많아서 쪼임당하면서 갔다 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할 건 많지만...하여튼. 금요일 날 가서는 금강기획 동기들 - 뉴욕으로 시집간 나리와, 뉴욕으로 출장온 재혁이를 만났습니다. 둘 다 굉장히 오랫만에 보는 거지요. 나리가 뉴욕 구경 시켜주고, 남편분도 만나고, 재혁이랑은 둘째날 같이 점심도 먹었습니다. 동기들이랑 뉴욕에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참 희한한 일들도 많이 생기네요. 뉴욕은 정말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의 천지더라구요. 저도 여기저기 많이는 아니여도 돌아다녔습니다.

재혁이랑 나리랑 타임스퀘어에서 - 신기하게 이 셋이 뉴욕에서 만났답니다



인터뷰는 르 파커 메리디안이라는 좋은 호텔에서 했고, 뭐 어쨌던간 좋은 호텔에서 좋은 거 먹고 잘 갔다왔습니다. 또한 다른 인터뷰에서, 또 인턴하면서 알게 된 좋은 형들 만나서 인터뷰 끝나고 아주 간단하게 술 한잔 했지요. 아침에는 호텔에 있는 나름 브런치로 유명한 식당이라는 Norma에 가서 (혼자!) 밥을 먹었답니다. 혼자 궁상맞다 싶은 생각을 하는 찰라 더럽게 푸짐하게 생긴 와플이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무지하게 달더군요. 여자들은 매우 좋아할 듯 싶습니다. 무슨 인터넷에 관련 글들 찾아보면 오래 기다린다는데 저는 헝클어진 머리에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내려가서 전혀 기다리지 않고 먹고 올라왔습니다. 뉴욕을 가볼데도 먹을데도 많은데 이번엔 초행이고, 인터뷰도 중간에 껴 있고, 특히 페이퍼와 프로젝트들의 압박으로 그다지 맘편하게 갔다오질 못했는데, 다음 기회엔 보다 여유있게 갔다 오면 더 좋을거 같네요. 또 첫날에는 한국 민박 혹은 호스텔 같은 곳에서 잤는데 그곳도 괜찮았습니다. 인터넷에 뉴욕민박 치면 나오는 weloveny란 곳이였지요.

하여튼 잘 갔다 와서 지금은 밀린 페이퍼 쓸려고 앉아 있습니다. 다음주 정도면 시험 빼고는 어느정도 A term 마무리가 될 듯 하네요. 여긴 지금 낙엽이 장난 아닌 진짜 가을입니다. 가을이 좀 길고 겨울이 확 짧아지면 좋을거 같은데, 올해도 별로 그럴거 같진 않네요. 인제 숙제 빨랑 해야겠습니다.

Posted by chxngx :

요즘 이런저런 스케줄이 많아지면서, 정신이 가끔 혼미해진 상태에서 그저 돌아만 다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디서 무얼 하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하는데요.
맨날 정신차리려고 노력하다 보면 엄청 피곤해지고, 그래서 작년보다 심신이 훨 수월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느끼는 피곤의 양은 비슷한가 봅니다.
그래도 한 주의 피곤함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 날이 목요일인데, 목요일에는 수업도 일찍 끝나거니와 실질적인 주말의 시작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일요일엔 월요일 및 다음주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다지 휴일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실질적인 주말은 목금토 가 되겠습니다. 따라서, 목요일이 그나마 가장 편한 마음으로 있을 수 있는 날이 되는 셈이지요.

목요일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 Morrissey - Everyday is like Sunday
Posted by chxngx :

뭐여 이게

2008. 10. 2. 12:54 from Me, Myself, and I
타이브레이커 매치까지 들어가서 결국 트윈즈가 졌다. 에이...어제 할것도 많아 죽겠는데 야구 보고 더 힘빠져서 아주 힘든 밤을 보냈다.

또 오늘 집에 왔서 인터넷을 보니까 또 최진실이 자살을 했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던 최진실이였는데. 세상이 너무 더럽고 힘들어서 죽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진짜 뭔가 큰 의혹이 있어서 죽은 건지 알 수는 없다. 어쨌든 매우 찝찝한 뉴스. 연예인도 죽는 마당에 일반인들이야 오죽한 세상을 보내고 있겠나 싶다.
Posted by chxngx :


요즘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살떨리는 싸움을 하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즈입니다.
디비전 1위를 놓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연전을 벌였고, 3연전 모두 승리를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이었던 그저꼐 경기는 1대 6으로 지다가 6대6 동점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 연장에서
끝내기 안타로 이겨버려서 메트로돔을 뒤집어 놨었는데요
(요즘 스케쥴에 밀려서 야구장 한번 못가고...엉엉)

현재 1위인 미네소타와 2위 화삭스는 반게임 차이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두 팀다 졌기 때문에 게임차는 그대로지만 화삭스가 한번의 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끝까지 플레이오프 티켓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지요.

산타나가 떠난 미네소타는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는게 고질적인 약점이지만, 타선 잘 터져주고 수비도 잘 하고... 스몰마켓 팀 치고 이정도면 잘 하는거지요. 이이러니한 건 전 원래 베어즈팬이고 - 그 강도가 많이 약해졌긴 하지만 - 두산의 가장 큰 라이벌은 바로 LG "트윈즈" 인데 여기선 트윈즈 팬이 되어버렸으니... 물론 두 팀은 이름 빼곤 별 상관관계가 없긴 하지만 말이죠.

얼마전에 트윈즈와 인디언즈 경기를 보고 있는데, 박빙의 경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인디언즈 대타로 요즘 거의 크레이즈모드인 추신수가 나왔습니다. 헉, 트윈즈를 응원해야 하나 추신수를 응원해야 하느 순간 갈등했다는. 추신수는 그땐 내야땅볼로 물러나긴 헀지만 아마 그 경기는 결국에 인디언즈가 이겼을 껍니다. 요즘 화삭스와 경기를 하고있는게 바로 클리블랜드고, 이번엔 아주 맘 푹놓고 추신수 응원을 해야 할 입장이 되엇습니다^^ 추신수 화이팅화이팅.

얼마전엔 내가 마구마구 할때 날 항상 실망시켰던 '커벨' 이 DH로 나와 연타석 홈런을 쳐버렸습니다. 오오오... 내가 왕 짜증내던 그 커벨이. 마구마구할때 우리팀 좌익수인가 그랬는데 타율이 1할대였답니다. 내가 못하는건 (당연히) 생각하지 않을꺼고, 커벨 너무 못한다고 시러했는데 실제로는 좀 잘 하는걸 보고 약간 흐뭇해졌답니다 ㅎㅎㅎㅎ

하여튼 올해엔 꼭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주었으면!!! 우리도 가을에도 야구하자!

Posted by chxngx :